구글 로봇회사만 8개…아이폰 같은 로봇혁명 곧 온다
- 관리자
- 2017-04-18
"앞으로 5~10년 내에 애플의 아이폰처럼 로봇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것이다." 많은 로봇 전문가들이 이같이 전망한다. 연구소에서 간단한 몇 마디 말로 인사를 하는 장식용 로봇이나 TV에서나 보던 우주탐험용이 아니라 싼 가격에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사람의 일을 도와주는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로봇 기술이나 가격, 지능 등이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진화하면서 '티핑포인트(급격한 변화 시점)'를 맞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 아이폰 탄생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혁신 제품의 대명사인 아이폰을 뜯어보면 애플에서 개발한 혁신적인 하드웨어 기술은 거의 없다. 세계 최초로 터치스크린 기능을 휴대폰에 적용한 것은 IBM(모델 Simon)이었고 카메라를 처음 탑재한 것은 삼성(2000년 삼성SCH-V200)이었다. 휴대폰 문자서비스를 생각한 것은 1984년 독일의 프리드함 힐데브란트였고 GPS 기능을 갖춘 휴대폰은 트윅 콤의 '베네폰 Esc'가 먼저 선을 보였다.
이준성 준성특허법률사무소 대표는 "아이폰 그 자체는 획기적인 제품"이라며 "그러나 기술 하나하나를 보면 기존의 컴퓨터 카메라 MP3플레이어 내비게이션 등 하드웨어 기술을 결합해 탄생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최한 로봇챌린지대회(DRC)에서 보듯이 아직 로봇 움직임은 답답하지만 기술의 가능성은 충분했다.
여기에 머리 몸통 다리 손 등 부분적으로 더욱 발달된 기술이 개발돼 있다. 구글이 2012년 특허 등록한 '구글 안경'은 영상에 등장한 사물을 분석해 이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를 로봇의 눈에 적용하면 영상에 등장한 사물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공상과학과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된다. '자동 영상 사물인식'이라는 이 기술은 영상 속의 고양이를 스스로 고양이라고 판단해주지는 못하지만 고양이의 특징을 서버에 저장된 정보와 매칭시켜 고양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터치 바이오닉스'사의 인공 손은 뇌가 보낸 신호를 감지하고 분석해 팔이 없는 사람도 의도한 바에 따라 손을 움직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펜으로 글씨 쓰기, 마우스 사용하기, 신발끈 묶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사실상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바이옴'사는 인공 다리의 센서가 몸의 움직임을 읽고 힘을 조절하고 인간의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모터와 스프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는 시속 9㎞ 속도로 지그재그로 달리고 제자리 점프도 가능하다.
지능을 높이는 일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인터넷을 통해 로봇 간에 지식을 공유하는 '로보어스(RoboEarth)'서비스를, 미국 SRI는 '오픈소스(원천기술을 공개하고 외부 개발자가 로봇 운용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는 것)'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도 많이 내렸다. 휴머노이드형 로봇인 KAIST 휴보는 현재 4억원가량으로 고가이지만 미국 SRI는 5년 내에 상반신 로봇을 500만원에 내놓을 계획이다. 군사용 로봇 제조업체인 미국 아이로봇사는 가격을 대폭 내린 가정용 로봇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룸바(진공 청소로봇) 스쿠바(마룻바닥 물청소 로봇), 브라바(마른 걸레나 젖은 걸레로 청소), 미라(수영장 청소), 루즈(지붕 홈통 청소) 등은 각각 30만~8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혁신적인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미국 벤처기업 '리싱크 로보틱스'가 2012년 개발한 '박스터' 로봇은 제조 생산라인에서 쓰이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용 로봇이다. 복잡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나 시스템 없이 사람이 박스터 로봇의 팔을 움직여가며 해야 할 일을 가르쳐주면 그 동작을 기억한 후 직접 수행하는 것이다.
구글ㆍ아마존ㆍ아이로봇ㆍ혼다 등 로봇산업을 선도하려는 업체들이 나타나는 것도 '빅뱅'의 전조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구글은 '로봇산업의 아이폰'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8개 로봇회사를 인수하고 무인 자동차 시범 운행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공학과 교수는 "지금 구글이 로봇회사를 인수한 뒤 뭘 할지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애플의 아이폰처럼 로봇시장에 혁명을 일으킬 '무언가'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도 "구글이 앞으로 10년 뒤 새로운 산업이 로봇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아이폰에 적용된 기능들은 이미 상용화된 것으로 로봇 분야와 기술 수준이 다르고 가격 차이도 크기 때문에 이들 두 분야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로봇 기술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재권 로보티즈 수석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궁극적으로 쓰일 곳은 바로 가정"이라며 "로봇이 친구도 될 수 있고 애인도 될 수 있고, 동반자도 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459501